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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부산물

때론, 아니다 싶을 땐 잽싸게 그만 두는 것이 현명하다. 요가보단 기구필라테스

by 천박사 2020.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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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에 요가를 시작했다. 20대 후반 까지는 분명 밥을 많이 먹어도 배 안나오는 여자~ 체질 이였지만 만 서른이 넘어가니 체질도 변하였다. 사실 나이 때문이 아니라 활동량 부족이 크다. 

 

물론, 밥을 많이 먹어도 배 안나오는 여자~였던 나도 밥을 먹으면 먹는대로 다 나오는 지금의 내 자신도 만족스럽다. 내가 아닌 모든 인간 또한 그러하다. 배가 나오던 말던 우리는 아름다운 존재니까. 하지만 앉아있을 때 접혀지는 살이 불편하여 요가를 등록했었다.

 

투머치토커인 나 자신, 요가를 하게 된 계기가 또 이렇게 길어져버렸다. 결론은 배가 나온 것이 불편하여 약 1년 가량 요가를 했지만 지금은 그만두었다. 코로나로 인해 3개월 정도 홀딩한 기간이 있어 3개월 정도 남은 회원권을 당근마켓으로 처분해버렸다. 

 

코로나 때문에 한여름에도 마스크를 쓰고, 요가를 한 탓인지 이상하게 내 것이 아닌 느낌이 들었다. 배고플 때 넌 니가 아니야! 스니커즈 마지막 날 까지 그랬다. 얼마나 요가라는 운동에 전혀 정이 들지 않았는가 하면은, 몇달 전 실증나서 올려놓고 올린지도 잊고 있던 당근마켓으로 주말에 연락이 왔을 때, 그 자리에서 요가학원에 그만둔다고 연락을 하고 양도 절차를 밟아버릴 지경이으니 말 다한 것이다. 그 뒤로 요가학원 근처도 가지 않는다.

 

아마 요가에 대한 감을 못잡았던 이유도 컸던 것 같다. 요가 후 하는 명상시간도 마음에 안들었다. 빈야사와 요가 동작할 때 팔목에 무리가 가는 동작을 끝까지 어디에 어떻게 힘을 주는지 모르겠는데, 계속 버티는 자세를 하다보니 내 팔목이 잘못될까봐 스트레스를 받았고 실제로 지금도 아프다. 

 

그래서 요가를 가는 즐거움 보단 의무감으로 다녔다. 요가를 처음 시작한 날부터 그랬는데, 중간에 내가 하면 불편한 자세를 잘 잡아주시는 선생님이 있어서 좀 괜찮았다가 선생님이 또 바뀌어버려서 쭉 맞지 않는 운동을 해온 것 같다. 20대 중반, 기구필라테스를 3년 동안 즐겁게 하던 나인데 이것은 아니다 싶은 생각이 계속 들었었다.

 

요가 너무 싫었나보다 불만만 세 문단이네. 그래도 어디가서 요가 1년 한 사람 이라고 하고 다니긴 할 것이다. 그간의 꾸준함은 스스로 인정해주고 싶고 쏟은 시간이 아까우니까. 

 

요가 회원권을 양도하여 번 돈에 추가하여 기구필라테스를 등록하였다. 행사 중이라 일단위로 치면 무려 요가보다 더 저렴했다. 일주일 정도 운동을 쉬다가 오늘 기구필라테스로 운동을 처음 갔다. 오호오- 2020년 가장 잘한 일 베스트3에 들만한 일이다.

 

뭔가 처음 하는 일을 일정기간 꾸준히 최선을 다해 노력해도, 나와 맞지 않는 것 같다는 판단이 든다면? 지체 없이 서둘러 바꾸는 것이 현명한 것 같다. 마치 고등학교 때 이과를 선택했다가 겨울방학 보충 수업 도중에, 문과로 전과해버렸던 과거의 나처럼. 한두달의 시간이 내 평생의 방향을 좌지우지 한 경험이다.

 

뇌가 보내는 신호, 온 몸이 이건 아니야! 외친다면 몸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 좋겠다.

 

20대 중반, 내가 즐겨했던 기구필라테스는 내 적성인가보다. 비록 기구필라테스 전향 첫날 이였지만 손목도 안아프고 어디하나 무리가는 자세도 없이, 나의 속근육이 단련되는 듯한 기분. 요가와 명상을 통한 정신수련보다는 운동은 역시 속근육을 단련해주는 기구필라테스가 최고다. 

 

그래도 오늘 기구필라테스를 시작했는데 전보다 유연성은 생긴 듯 하니 요가에 대한 원망과 후회는 이제 그만 해야지. 

 

 

남은 인생의 선택의 갈림 길에 서있을 미래의 나에게, 

아니다 싶으면, 빠르게 넥스트를 생각 할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하렴! 그것이 시간과 돈을 아낄 수 있는 길이다.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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