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앱은 라떼 향기를 남기고..
2016년, 자산관리앱 태초에 브로콜리라는 앱이 있었다. 왠 야채 이름을 하고서는 내 자산을 한 눈에 보여준다는 똑똑한 앱이였다. 사회초년생이었던 내 자산은 투자자산도 없이 꼴랑 예/적금 뿐이였지만 흩어져있는 통장에서 짤짤이를 발견하는 재미와 신기함이 있었고 ui/ux도 제법 편리했던거로 기억한다.
이후 뱅크샐러드, 토스, 카카오페이 등 앱이 성행하기 시작했고 이제 우리나라 '핀테크'는 핫 트랜드 산업이 된지도 오래다. 불과 5년 동안 어마무지하게 세상이 변한 것이다. 금융세상도 내 세상도! 그렇게 신기했던 5년 전의 경험은 이제 세상이 바뀌어 라떼향기추억으로만 남게 되었다.
이제 핀테크 산업은 더욱 치열해졌고, 누가 디지털자산까지 관리를 더 빨리 해주냐의 싸움이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더구나 올해부터 시행된 마이데이터로 '자산관리앱'은 이제 전혀 메리트가 없는 앱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무슨말인고하냐면, 자산관리를 위해 별도의 앱을 설치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핀테크 앱들 중 내 자산을 가장 편하고 예쁘고 빠르게 보여주는 앱만 남기고 자산관리 역할만하는 앱은 지워버릴 계획이다.
지우려 했는데, 이게 무슨일이야? 유전자 검사가 왜 거기서 나와
앱 삭제 계획 1호는 뱅크샐러드였다. 카톡 플랫폼에 편안하게 살고 있는 카카오페이도 나름 자산관리 서비스가 괜찮고, 금융컨텐츠를 앱푸시로 수시로 보내주어 내 투자 생활에 도움이 되는 토스는 말할 것도 없이 잘 만들어놓았기 때문이다.
뱅크샐러드는 이를 대비하려 했는지, 지난해 10월부터 쌩뚱맞게 매일 아침 10시마다 선착순으로 20만원 상당의 유전자검사를 해주고 있다. 유전체 분석 전문기업 마크로젠과 협업하여 자산관리에 전혀 관심이 없어도 나 자산의 취향/성향에는 관심이 많은 mz세대를 제대로 후킹했다.
침만 뱉으면 내가 살이 찌는 체질인지, 대머리가 될 확률은 몇퍼센트인지 등을 알려주는 유전자분석은 '나'를 sns를 넘어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에도 자랑하는 mz세대가 좋아할만 한 주제이니까, 또 세상에 이런일이 프로그램을 대체한 유튜브 속 수 많은 채널들에서도 리뷰 영상을 남기고 싶어 안달날 주제이니 자발적으로 광고를 해줄만 한 컨셉이다.
단지 mau증대? 바이럴? 아니 그 이상! 뱅크샐러드의 브랜드메세지는 건강이였던가?
카카오페이나 토스에 비해 사용자수가 현저히 적은 뱅크샐러드가 금융앱으로 살아남으려면 특별한 포지셔닝과 usp(unique selling point)가 필요하다. 그래서인지 다른 핀테크앱에서는 볼 수 없는 한가지 서비스가 있는데 바로 건강검진 결과였다. 여기에 방점을 찍고 뱅크샐러드는 차별화를 시도하고 확장하고 있다.
더구나 단순히 내 유전자는 어떻다 라고 재미없이 수치로 표현한 것이 아니라 피부, 모발, 운동효과, 알코올의존도, 복부미만, 단맛/쓴맛 민감도 등 나는 어떤 점을 타고났는지 궁금할 만한 65개 항목별로 유전율/상위백분위/등급/건강관리 방법 등을 안내해준다.
인생에 내 유전자가 어떤지 알면 나쁜 점은 한개도 없지 않을까?
현대사회 남녀노소 초유의 관심사인 다이어트를 예를 들어,
혹시 내가 살이 잘 찌는 체질이라 속상했는데 유전자에서 진짜 잘 찌는 체질이라고 나오면 내 노력이 부족한 탓이 아니구나 하면 되고, 반대로 살이 잘 찌는 체질이라고 나오면 앞으로 더욱 조심하면 되는 것 아닌가!
건강이라는 주요 생활 키워드를 선점한 뱅크샐러드 앞으로가 기대되는 이유
모든 금융앱이 단순한 돈관리를 넘어 내 일상과 연결된 생활의 일부로 포지셔닝하고 있는 상황에서, 건강이야 말로 내 생활의 기반이 되는 것인데 이를 잘 선점한 것 같다. 다만 금융 서비스의 퀄리티가 뒷받침 되고 플러스 알파의 기능이어야 되는 것이지만 뱅크샐러드는 기본적인 금융 기능들 모두 다 충족되어있는 상태니, 건강 서비스에 방점을 찍고 브랜딩하는 방향이 유일한 답 아니였을까?
이 건강을 유전자검사로 연결지어 미래 과학과 핀테크의 만남으로 똘똘하게 확장시킨 것이 뱅크샐러드가 작지만 강한 이유인 것 같다. 막연했던 건강관리를 과학과 기술로 풀어낸 뱅크샐러드! 앞으로도 투자 많이 받아서 핀테크의 혁신을 주도해주었으면 좋겠다.
유전자검사 투자를 통해 뱅크샐러드가 얻은 것은
1. 매일 선착순으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얻을 mau(매월 활성 방문자, monthly active user)
2. 유전자검사라는 후킹한 소재 > 자연 바이럴(돈 들여 앱설치 광고비 소진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일 최고의 앱설치 프로모션)
3. 내 건강을 관리해주는 앱이라는 브랜딩
앞으로도 뱅크샐러드가 건강을 카테고리로 내 자산을(금융 뿐 아니라 내 건강한 몸뚱이 관리) 어떻게 관리해줄지 기대된다. 뱅크샐러드 앱은 삭제 1순위에서 4순위가 되었다. 앞으로도 좋은 서비스를 기대한다!
뱅크샐러등 유전자검사 방법&키트&걸리는 시간
-유전자검사 신청한 다음날 바로 키트가 배송된다.
-침 뱉기 30분 전 물도 마시지 않고 입안을 청결하게 유지한 후 침만 모은다.
-보존액을 섞어 흔들어서 그대로 원래있던 키트 상자에 넣고 반송하면 끝!
-12월 10일 금요일에 받자마자 발송해서 12월 29일 수요일에 받았으니 넉넉히 3주면 재미난 나의 유전자 결과를 알 수 있다.
뱅크샐러드 유전자검사 정확도
머리카락이나 피부, 비만도 같은 것은 잘 맞는 것 같은데
근력과 알코올의존도는 결과가 의심이 간다.
아무리 운동해도 근육이 잘 안생기는 타입인데 조상님이 들어주는 봉(근력이 좋다는 이야기)이나왔다.
무엇보다 술 마시면 얼굴 빨개지고 기절하는 스타일인데 술 못먹는 사람에게는 없다는 아세트알데히드? 뭐시기 그것이많다고하고 알코올중독확률도 높다고 한다. 술 잘 못마셔서 안좋아하고 안마시는데 마시기 시작하면 알콜중독환자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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